지난 8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레포드에서 열린 유나이티드 와 시티의 맞대결의 승자는 붉은색이었다. 자연스레 리그 1위를 달리던 리버풀은 남은 9경기에서 2승만을 챙기면 30년의 한을 풀 수 있다. 하지만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가 유럽을 덮치면서 일이 틀어졌다. 리그가 중단되는 일은 없을거란 EPL 사무국은 아스날의 감독 미켈 아르데타가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자,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EPL은 4월 3일까지 중단됨이 공식 발표됐다.
수익 피해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 축구리그 중 최고의 중계권 수익을 자랑한다. 프리미어리그는 Sky Sports, BT Sport 를 비롯해 해외 방송사들과 30억 파운드(한화 약 4조 5,600억 원)의 중계권 계약이 되어 있다. 잔여 경기를 마무리 하지 못 할 경우 중계 또한 없다. 코로나로 인해 이 거대한 계약이 위반되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익 피해는 중계권료 만이 아니다. 주말만 되면 유럽의 남녀노소들은 클럽 셔츠를 입고 경기장을 간다. 리그가 취소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더라도 무관중 혹은 중립지역에서 경기가 재개된다면 경제적인 타격은 불가피하다. 관중수익, 주변 상권, 광고등의 피해가 속출 할 것이다.
대안
이 사태를 가만히 지켜볼 축구인들이 아니다. 시즌 무효화라는 말이 나오지만 있을 순 없는 일이다. 순위가 정해지지 않은 지금, 시즌을 무효화 시키는 것을 반가워 할 클럽은 없을 것이다. 프리미어리그로 국한되어 보자면 당장 다음 시즌 강등팀, 2부 리그에서 올라오는 승격팀, 30년 기다린 리버풀의 우승까지 정해진게 없기 때문이다. '리즈 시절'의 리즈 유나이티드가 다음 시즌 승격이 유력하지만 시즌 무효화와 함께 무효될 수 있다. 잔여 라운드가 9경기인 현재 4위 첼시부터 8위 토트넘까지의 승점차는 7점차에 지나지 않는다. 2~3경기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의 행방이 갈릴 수 있다. 또한 7위까지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진출권의 주인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토너먼트 대회인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는 홈 앤 어웨이로 경기가 진행되기에 전례없는 이 상황에 대한 메뉴얼을 만들기에는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다행히 올해 여름 예정돼있던 유로2020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각국의 리그들은 리그를 마칠 시간이 있다. 최선의 대안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희생이 불가피한 시점이다. 유로2020 대회의 희생으로 시간을 벌었으니 코로나가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되어 킥오프가 있는 주말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마무리
주말 밤을 책임지던 해외축구가 중단되니 이 공허함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킥오프 한 시간 전 업데이트 되는 라인업을 보며 두근거리던 심장이 심심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펜데믹을 선언한 현시점에서 선수들의 건강까지 위협되는 경기를 보고싶어 하는 팬은 없을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경기를 볼 수 있으면 하는 축구팬들의 바람이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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